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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롭고 즐겁게/시 모음

고향 / 정지용

한앞사랑1 2016. 6. 28. 06:43

               고향 / 정지용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꿩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港口)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뫼끝에 홀로 오르니

흰 점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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