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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며 화목하게/나의 이야기

동기생들의 만남을 바라며..

한앞사랑1 2016. 7. 13. 23:19

               동기생들의 만남을 바라며..


강산도 여러 번 변한 40여년 세월 흐름에 어쩔 수 없이 우리도 참 많이 변했지. 허나 어린 시절 추억 속의 그 동무, 그 친구가 그립고 보고픈 건 언제까지나 변함이 없네.

초등학교 플라타나스 그늘에 퍼질고 앉아 땅따먹기 하고, 꼰 뚜던 개구쟁이들

우물가 가교사 남향받이에 기대어 추위에 덜덜 떨며 미지게 꼬지게 하던 동무들

앉은뱅이 책상에 양반다리하고 앉아 선생님만 쳐다보던 초롱초롱한 까만 눈동자들

철부지 소싯적의 그 정겨웁던, 꿈에도 그리운 동무 동무 씨동무 어깨동무들

아련한 추억 속에 남아있는 동글동글 까까머리들, 갸름한 단발머리들........


함께 만나서 울고 웃을 수 있는 부담 없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산 곱고 물 맑은 청송 골짝을 고향으로 둔 우리들만의 복이 아닐까? 해마다 여름에는 야유회 모임을 홍원다리 나실 거랑에서, 겨울에는 정기모임을 대구 동촌에서 팔공산에서, 서울에는 서울 친구들이, 대구에는 대구 친구들이 끼리끼리 반갑게 만나 그 시절의 추억담으로 정을 나누었고 구성진 노랫가락으로 흥을 돋우었지.


이제 반백을 넘어 육순을 바라보게 되니 벌써 손자 둔 친구도 더러 있고 몇 몇은 소식 두절이고 또 몇은 유명을 달리하여 불귀의 객이 되고........


하지만 우린 서로가 있음으로 서로가 행복한 초등학교 동기다. 소주 한 잔에 막걸리 한 사발에 허물없이 큰 소리치며 농담과 욕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더없이 막역한 고향 친구다. 친구가 있어 내가 살맛나고 내가 있어 친구가 즐겁다면 우리들의 만남은 억만금을 주고도 취할 수 없는 손해 없는 만남이다.


다가오는 동기회 모임 때는 꼭! 만나자. 어린 시절의 그 순진한 웃음으로 악수 나누고, 구수한 사투리로 대화 나누고, 서로가 서로에게 인정은 주고 우정을 받자. 경제적으로 어렵고 여러모로 힘든 시절이지만 부담없이 즐겁게 만남으로서 잠시나마 현실의 시름을 잊고 행복을 함께 하자!


                                          2008년 12월 10일 기활


* 2009년 1월 10일(토) 쯤에 제19차 정기 총회를 가질 예정인데 자세한 안내는 연말에 발송하는 통지문을 참고하기 바람.


* 초등 동기회 카페에서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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